거기까진 기억이 안 나실 겁니다. 아무래도 지워졌으니까요. 세계의 법칙, 규율, 뭐, 그런 것들이죠.
역시 그러시군요. 이해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당신을 위해 죽었으니, 괴로울 만도 하죠. 지워드리겠습니다. 다만, 조금 남아있을 겁니다. 걱정마세요. 큰 문제는 없을 테니.
당신이 사랑했던, 당신을 사랑했던, 운명적인 인연. 보고 싶으십니까?
...그러신가요. 그렇다면 바로 새 삶을 보여드리겠습니다.
뭐... 그런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환생을 반복하다 보면, 기억은 섞이기 나름이죠.
당신의 전생, 보여드리겠습니다. 당신은 시골의 한적한 마을에 살던 한 여자아이. 도시에서 내려온 남자아이에게 반했습니다. 둘은 사랑을 키워나갔지만, 불행히도 비가 오던 날 남자아이는 당신을 대신해 마차에 치여 죽고 말았습니다. 그에 분노한 당신은 마부를 죽이고 자살하죠. 어떤가요? 만족스러우신지.
이제 현생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계속된 환생으로 고통 받던 당신에게 신은 이번 한 번만 자비를 베푸셨죠. 고르십시오. 어떤 삶을 원하십니까?
전생으로 돌아왔습니다. 당신의 눈 앞에 서있는 당신의 운명. 다만 그는 당신을 볼 수 없습니다. 이대로 여기에 남으시면 당신은 영원히 그와의 기억 속에 갇히게 됩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새로운 삶이에요. 당신은 빵집을 차리고 입소문을 타 떼돈을 번 멜리아죠. 당신은 늘 그렇듯 좋아하는 옷가게에서 쇼핑하고 나왔습니다. 그때, 가게 안 쪽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옵니다. 당신은 호기심이 생겨 가게 안으로 다시 들어갑니다. 낡은 드레스를 입은 여자와 콧수염이 난 남자가 서있었어요. "글쎄, 여기서 산 드레스에 옷핀이 그대로 있었다니까? 이 자국 안 보여?!" 남자가 호통을 치고 있네요. 당신은 이상함을 느낍니다. 분명 이 옷가게 주인은 단 한 번도 그런 실수를 한 적이 없었는데 말이죠.
"내가 지금 실수를 했다는 거야?! 어디서 출신도 비천한 게 튀어나와서...!!" 분노한 남성이 당신에게 손을 듭니다. 이런, 맞을지도 몰라요. 당신이 본능적으로 눈을 감은 그때, 누군가 남성을 제압합니다. 그 사람은...
"괜찮으신가요?" 수상한 가면을 쓴 남자였어요. 목소리 하나는 정말 취향이라고, 당신은 생각합니다. 금발의 남자는 콧수염을 단 남자에게 폭력을 쓴 죄를 물어 치안대에게 넘기겠다 협박합니다. 콧수염은 여전히 자신의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씩씩대다 이내 가게를 벗어납니다. '정말, 귀족들은 죄다 이기주의에 배려라곤 한톨도 모른다니까!' 투덜거리듯 생각하던 당신은 가게를 나옵니다. 그때, 금발의 비밀스러운 남자가 당신을 따라오네요. "당신의 이름을 알고 싶어요. 저는 슈베르만 로히트라고 합니다."
"증거? 내가 지금 증거도 없이 우기는 거라는 말이야?!" 이런, 말이 통할 것 같질 않네요. 콧수염의 뒤에 선 여성에게 당신은 묻습니다. "정말로 여기서 산 옷에 옷핀이 있었나요?" 여성은 멈칫하더니 느리게 고개를 끄덕입니다. 어쩐지 겁에 질린 것도 같습니다. 당신은 여성의 손등에 난 바늘 자국을 보고 한 가지 묘책을 떠올립니다. "당신 말대로라면, 어째서 그 드레스를 가져오지 않았죠? 여기서 입고 피해를 봤다면 당연히 들고 와서 따져야 하는 거 아닌가요?" 당신의 말에 분노한 콧수염은 뒤에 서있던 여성의 손목을 잡아채고 가게를 떠납니다. 가게 주인이 당신에게 감사하다고 인사하네요. 그렇지만 당신은 아까 봤던 그 여성이 계속 신경쓰입니다.
당신은 가게 주인에게 물어 아까의 여성이 비체스 자작의 딸인 아리에나 비체스라는 걸 알아냅니다. 당신은 소꿉친구이자 왕실 기사단의 소속인 제이스 아멜에게 연락합니다. "비체스 가문의 아가씨를 봤는데, 학대당하고 있는 것 같아." 제이스는 기사단에 보고한 뒤 치안대에 신고하겠다고 답합니다.
"별말씀을요. 멜리아, 예쁜 이름이네요. 이번 주말에 열리는 축제에 함께 가지 않을래요?" 홀리는 듯한 슈베르만의 말에 당신은 넘어갑니다. 뭐, 인생에서 한 번쯤은 잘생기고 수상한 남자랑 썸도 타보고 그런 거 아니겠어요. 집에 도착한 당신은 이틀 뒤에 있을 축제를 떠올리며 잠이 듭니다. 오늘은 축제 날이에요. 당신은 슈베르만을 찾고 있습니다. 그를 발견하고 다가가려던 그때, 소꿉친구이자 기사단 소속인 제이스 아멜이 당신을 붙잡아요.
당신은 이틀 뒤에 있을 축제를 떠올리며 잠에 듭니다. 그리고 마침내 축제 날이에요. 누군가 당신을 붙잡습니다. 세상에, 제이스네요!
당신은 어느새 다른 것들은 다 잊고 제이스와 축제를 즐깁니다. 제이스는 그런 당신을 사랑스럽게 바라보고 있어요. "사실... 난 어릴 때부터 널 좋아해왔어."
제이스는 조금 서운한 듯 해보이네요. 하지만 어쩔 수 없었어요. 아직도 그 여성의 겁먹은 표정이 떠오르거든요. "이 마을 치안대에게 신고해뒀어. 조사 결과가 나오면 알려줄게."
며칠 뒤, 만반의 준비를 마친 당신은 비체스 가에 도착합니다. 문지기가 당신에게 무슨 일로 왔냐고 묻네요. 비체스 가의 아가씨인 아리에나와 친구라고 속입니다. 다행히 무사히 들여보내주네요. 당신은 시녀의 안내를 받고 아리에나의 방에 들어섭니다. '이 집 하인들은 일을 다 대충 하네.' 당신은 그렇게 생각하고서 아리에나에게 인사를 건넵니다. 아리에나는 적잖이 놀란 눈치에요. 이제 여기에 온 이유를 설명합니다. 그녀는 멜리아의 말을 부정합니다. "학대당한 적... 없어요." 여전히 의심스러워요. 당신은 그녀를 설득할 건가요?
제이스 아멜, 당신의 소꿉친구 이름이에요. 기사가 되겠다고 떠났었는데, 드디어 돌아왔네요! 그가 화난 눈초리로 콧수염을 훑더니 칼에 손을 올립니다. 콧수염은 지레 겁먹고 여자와 도망가네요. 당신은 제이스에게 인사를 건넵니다. "오랜만이야, 제이스!" 그는 당신이 다친 곳은 없는지 확인하다가 이내 마주 인사합니다. "보고 싶었어." 어쩐지 낯부끄러워진 당신. 그런 당신을 보던 제이스가 조심히 묻습니다. "우리 같이 축제에 가지 않을래?" 당신은 흔쾌히 수락합니다. 그리고 이틀 뒤, 축제 날이에요! 제이스를 찾아 두리번거리던 당신은 수상한 금발의 남자를 발견합니다. 그가 곧 당신에게 다가와요. "전 슈베르만 로히트라고 해요. 잠깐만 제게 시간을 내어주시지 않겠어요?"
"그건 제 비밀입니다. 당신이 저와 함께 축제에 가주신다면, 알려드리도록 하죠." 슈베르만의 말에 당신은 수락해버렸어요. 이틀 뒤, 축제 날이에요. 당신은 슈베르만을 찾아다니던 도중, 오랜 소꿉친구이자 기사단 소속인 제이스 아멜을 만나요!
슈베르만은 나비 모양의 가면을 쓰고 있어요. 가면 너머의 눈이 아름답게 휘며 미소를 짓습니다. "오늘 정말 아름다워요." 당신은 민망한 듯 웃어요. "음, 당신도 멋있어요." 멜리아의 말에 슈베르만이 웃으며 당신을 에스코트합니다. 그와 함께하는 시간은 꽤나 즐거워요. 축제의 끝에서 그는 가면을 벗습니다. 당신은 심장이 떨어지는 듯한 충격을 받았어요. 왜냐면, 그가 전생의 연인이었던 그 남자와 똑같이 생겼거든요! 슈베르만이 놀란 당신의 손을 붙잡고 말해요. "당신을 기다려왔어요. 나와 함께 해주지 않을래요?"
제이스의 갑작스러운 고백에 혼란스러워진 당신. 며칠 뒤 비가 내려 빵집이 문을 닫아요. 당신은 집에서 한가로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때, 누군가 문을 두드려요. 제이스네요. 당신은 그와 차를 마시기 시작합니다. "멜리아. 나... 이제 곧 수도로 떠나. 네 대답을 듣고 가고 싶어." 당신은 그를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집으로 돌아온 당신. 아리에나가 신경 쓰이지만 이제 더이상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여겨져요. 그냥 잠을 자려던 당신 앞에 나타난 메세지. "바뀌어 보겠습니까?" 바뀌어 보겠다는 게 무슨 뜻일까요? 어쩌면 당신은 그 말의 뜻을 알 수도 있고, 모를 수도 있겠죠. 당신은 yes와 no 버튼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하나를 눌러요.
새로운 삶이네요. 아리에나 비체스. 빚더미에 앉은 무늬만 귀족인 아가씨에요. 당신은 반복되는 아버지와 시녀들의 학대에 지쳐있어요. 언제쯤 이 지옥을 벗어날 수 있을까요? 어느 날, 아버지가 바늘로 찌르며 말해요. "이렇게라도 쓰여야지. 밥만 축내는 식충이 같으니라고." 당신은 눈물이 나려던 걸 꾹 참고 말해요. 아버지가 바늘로 찌른 뒤 옷 가게에 거짓말로 책임을 물어낼 게 뻔해요. 당신은 그런 짓까지 하며 돈을 벌고 싶지 않아요. 하지만 아버지는 너무 무서운 걸요.
"그런 게 중요하더냐? 네가 나가서 돈 벌어올 거 아니면 그딴 헛소리는 집어치워!" 아버지가 잔뜩 소리를 지르며 옷 가게로 향해요. 이런 거짓말은 하고 싶지 않았는데. 당신은 옷 가게에서 한 여성을 만나요. 그녀가 당신에게 정말 진실이냐고 묻네요. 당신에게는 선택지가 없어요. 결국 고개를 끄덕인 당신. 집에 돌아와 후회하며 결심합니다.
당신은 이 지긋지긋한 집을 탈출할 거에요. 탈출 계획을 꼼꼼히 세우기 시작합니다. 보석 몇 개로 마부를 매수해 말까지 마련해놓죠. 이제 결전의 날. 새벽에 당신은 몰래 나가 말을 타고 힘껏 달려요. 처음 느껴보는 해방감에 당신은 눈을 감고 바람을 느껴요. 그때, 앞에서 마차가 달려오는 소리가 들려요. 마차와 사고날 뻔한 걸 겨우 피하네요. 마차에서 내린 사람은...
당신은 아무런 반항도 하지 못하고 가게로 향해요. 어떤 여자가 당신에게 정말이냐고 물어요. 양심에 찔리지만... 아버지는 너무 무서워요. 또 맞고 싶진 않다고요. 당신은 긍정의 답을 보냅니다. 여자가 의심스레 당신을 쳐다보아요. 당신은 집에 돌아오고 나서도 그 여자를 머릿속에서 계속 떠올려봅니다.
당신은 아버지의 학대로부터 고통 받다가, 축제가 끝나고 며칠 뒤 누군가를 만납니다. 앗, 그때 가게에서 본 그 여자에요! 이름은 멜리아, 빵집을 운영하고 있는 매력적인 여성이에요. 당신은 그녀의 말에 멈칫합니다. 멜리아는 이미 당신이 학대받는다는 걸 알고 있고, 도망가자고 제안하고 있거든요. 그녀와 도망가고 싶지만, 그녀를 본지 겨우 두 번째에요. 사기일지도 몰라요. 만약 잡히면 아버지한테 얼마나 많이 맞을지 상상도 안 가고요. 학대를 받지 않았다고 애써 부정해보지만, 여자는 다시금 당신을 설득해요. 당신은 어떻게 할 건가요?
당신은 멜리아를 떠내보내고 깊은 절망에 빠져요. 이대로 지옥 속에 갇혀 살 수 밖에 없는 걸까요? 그런 당신 앞에 메세지가 떠올라요. "바뀌어 보겠습니까?" 바뀌어 보겠다는 게 무슨 말일까요? 당신은 이 말의 뜻을 알고 있나요? yes와 no, 무엇을 선택할 건가요?
당신은 아버지에게 찾아갑니다. 이번에는 결코 움츠러들지 않을 거라 다짐해요. 아버지는 여전히 강력하고, 거대하고, 무섭지만... 그래도 당신은 할 수 있어요. 아버지가 당신을 무시하며 술을 들이켜요. 당신은 그런 아버지의 술잔을 빼앗습니다. "아버지, 제발 그만하세요." 아버지는 술이 덜 깬 건지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눈을 껌뻑거렸습니다. 당신은 그에게 혐오감을 느끼다 술병을 던져요. 이렇게라도 해야 지나간 당신의 인생을 보상받을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아버지는 그제야 술이 깬 듯 벌떡 일어나 당신의 뺨을 칩니다. 아버지가 위협적으로 느껴져요. 어떡하죠?
대공이 내리며 당신을 붙잡습니다. 망토를 두르고 짐을 싸서 도망가는 꼴이라니, 의심스러워 보이기 딱 좋네요. 당신이 뭐라 변명할지 찾던 중, 그가 당신을 마차에 태웁니다. 당신은 상황을 미처 파악하지 못하고 당황해합니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대공저에 도착했네요. 그가 당신에게 말합니다. "나는 에트라우스 카스페토 대공이다. 네 신분을 조사하기 위해 내 권한으로 저택에 들인다." 싸늘하고 불친절하게 통보하는 말에 당신은 기분이 상합니다. 먼저 말이라도 해줄 수 있잖아요. 당신은 당신을 취조하러 온 그의 질문에 답을 하다가 순간 머리가 새하얘집니다. "별 것 없군. 이제 다시 자작저로 보내줄..." 절대 안됩니다. 어떻게 그 지옥을 탈출했는데요. 당신은 대공을 설득해야 합니다.
"이런! 죄송합니다." 다정한 목소리가 놀란 당신을 다독여주어요. 당신은 그의 얼굴을 보기 위해 얼굴을 들어요. 그리고 그 순간, 당신은 깜짝 놀라 굳습니다. 그는, 당신의 전생의 연인과 똑같이 생겼어요! 그의 이름은 오헨 마쉐란이라고 하네요. 놀란 당신을 보던 그는 곧 당신에게 손을 내밀며 당신에게 말합니다. "우리 어디서... 만난 적 있지 않아요?"
당신의 비밀은 바로 왕실의 숨겨진 공주라는 것입니다. 당신은 어느 날 우연히 본 아버지의 일기 속이 자신을 주워온 내용을 읽게 되었어요. 그럼 어째서 왕실이 당신을 찾지 않느냐고요? 그건, 이미 당신의 오빠가 왕권을 잡았기 때문이죠. 당연히 죽었을 게 뻔한, 왕권을 위협하는 사람을 찾을 이유가 없잖아요. 당신은 그걸 전부 알고 있지만, 아까의 여자가 혹시나 당신을 찾으러 온 왕실의 사람이 아닐까 기대합니다. 며칠 뒤 그 여자가 당신의 방에 찾아와요. 멜리아라고 하네요. 범상치 않은 사람인 건 분명합니다. 그녀가 당신에게 같이 떠나자고 해요. 어디냐면...
대공은 당황한 듯 당신을 보내지 않겠다 말합니다. 당신은 그동안 하녀들에게 구박당하며 알아왔던 집안일 실력을 뽐냅니다. 뭐... 대공저의 사람들은 기겁을 했지만요. 그것은 결국 대공의 귀에도 들어갔습니다. "집안일을 왜 당신이 하지? 나는 그런 걸 시킨 적이 없는데." 대공은 어쩐지 화가 난 듯 해 보입니다. 당신은 이해가 되지 않아요. 집안일도 아니라면, 대공은 무얼 위해서 당신을 대공저에 들인 걸까요? 당신이 묻자 대공이 대답합니다. "내가 원해서 그렇게 하겠다는데, 불만 있나?"
대공은 기가 차다는 듯 웃습니다. 대공이 무슨 생각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당신은 이 불편한 마음을 없애기 위해서...
당신은 제과 제빵에 능력이 있습니다. 대공저의 제빵사만큼이나 잘 만드네요. 당신이 만든 빵을 맛본 대공이 미약하게 칭찬합니다. "잘... 만들었군." 그의 작은 칭찬에도 기뻐지는 당신. 곧 그가 겨울 토벌을 나가야 한다고 합니다. 그런 그에게 쿠키를 선물하려던 당신. 이런, 오븐에 손을 데이고 말았어요. 다음 날 당신의 손을 본 대공이 화를 냅니다. 어째서죠? 당신은 그동안 아무한테도 받아본 적 없는 걱정이 낯섭니다.
대공은 할 말을 잃은 듯 멈칫합니다. 실수했나, 싶을 때쯤 그가 말합니다. "혹시 자작이 당신한테 무슨 짓을 했나?" 당신은 고민하다가 고개를 끄덕입니다. 대공이라면, 말해도 될 것 같았어요. 대공은 입술을 깨뭅니다. 그리고 그대로 자리를 빠져나갑니다. 며칠 뒤, 겨울 정벌을 끝내고 돌아온 대공이 종이를 내밉니다. 그건, 비체스 자작가의 입장이었습니다! "이제 이거 당신 거야." 놀란 당신이 그 인장을 받고서 묻습니다. "왜 이렇게 잘해주세요?" 그가 대답합니다. "아무래도 아리에나, 당신한테 반한 것 같아."
당당한 당신의 태도에 대공은 헛웃음을 짓습니다. "알겠다. 보내지 않도록 하지. 그럼 당신은 여기에 머물건가?" 당신은 고개를 끄덕입니다. 신세를 질 수 있겠냐고 묻자 대공은 잠시 고민하더니, 곧 허락해 주었습니다. 당신은 대공저에사 행복한 시간을 보냅니다. 빵도 만들고, 대공님과 이야기도 나누면서요. 곧 당신은 그가 겉모습만 무뚝뚝하지 좋은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됩니다. 당신은 그런 대공을...
남자는 의문스러운 표정을 지어보였습니다. 당신은 오헨과 마차를 함께 타게 되었습니다. 그의 집에 도착한 당신은 그에게 어째서 자신이 도망쳐 나오게 됐는지 설명했습니다. 오헨은 자신이 아픈 것처럼 들어주었습니다. 전생에 관한 건 얘기해봤자 믿어주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당신은 오헨의 도움으로 그의 집에서 며칠 머물게 됩니다. 그는 여전히 당신에게 궁금한 게 많아 보여요.
당신은 힘겹게 전생 이야기를 꺼냅니다. 오헨은 결국 전생을 떠올리지는 못했지만 당신이 특별한 존재였다는 것은 본능적으로 느끼고 있었답니다. 그래서 당신의 이야기를 조금은 받아들였어요. 당신은 그의 집에서 조금 머물게 돼요. 어느 날, 오헨이 당신에게 고백합니다. "실은... 당신의 말이 많이 비현실적으로 들려요. 그치만 믿어보고 싶어요. 우리가 정말 운명이었다면 이번생에도 함께하지 않을래요?" 그러한 오헨의 말이 부담스러웠던 당신은 그를 거부합니다. 당신은 그에게 말합니다.
당신은 오헨에게 전생의 일은 비밀로 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그의 집에서 지내지만 마음은 편치 않아요. 무언가를 숨기는 것 같은 기분이 들거든요. 이런, 오헨이 오해를 한 것 같네요. 당신을 타국에서 온 스파이로 의심하고 있어요. 어떻게 모면하죠?
당신은 용기내어 그에게 전생에 관해서 털어놓습니다. 오헨은 쉽게 믿을 수 없는 이야기에 혼란스러워 하다가 당신을 근처 여관에 데려다주죠. 당신은 오헨이 수도의 한 빵집에 갈 예정이라는 것을 알아냅니다. 찾아가보겠습니까?
당신은 돈을 조금 마련해 수도로 올라갑니다. 유명한 빵집에서 빵을 사고 나오는 오헨이 보여요. 오헨을 당신을 보고 놀랍니다. 당신과 오헨은 이야기를 나눠요. 오헨은 힘들지만 결국 당신의 이야기를 완전히 받아들이겠노라 말합니다. 그렇게 모든 비밀을 털어낸 당신과 오헨은 친해지게 돼요. 얼마 후 오헨은 가면 무도회의 파트너가 되어달라고 부탁합니다. 무도회에는 비체스 자작이 올지도 몰라요. 가면을 쓰니까 괜찮을까요? 하지만 걱정도 됩니다.
무도회 당일, 아름답게 꾸민 당신을 보고 오헨은 당신에게 반합니다. "아리에나, 오늘 정말 아름다워요." 당신은 수줍어집니다. 정말 잘 어울리는 한쌍이에요. 그런데 이런. 말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도망친 자작의 딸 아리에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어요. 당신은 곧 오늘 비체스 자작이 온다는 소식까지도 듣게 됩니다. 도망가려던 그때, 이미 늦었는지 비체스 자작이 당신을 붙잡아요. "당신... 아리에나지?" 오헨이 그의 팔을 쳐내며 당신을 뒤로 빼냅니다. "도망가세요!" 마차를 타고 오헨과 지내던 남작저에 도착합니다. 당신은 곧 비체스 자작이 오헨에게 나쁜 짓을 했을지도 모른다는 불안에 휩싸입니다.
오헨은 비체스 자작과 있었던 일에 대해 떠올린 듯 당신을 이해해줍니다. 며칠 뒤 무도회 날 저녁, 오헨이 밤이 늦어지도록 돌아오지 않고 있어요. 무도회에 찾아가봐야 할까요?
오헨은 비체스 자작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어요. 당신에게 왜 왔냐며 오헨이 다급히 다그쳐요. 비체스 자작은 당신의 손목을 붙잡고 끌어내려 합니다. 당신은 어떻게 하실 건가요?
오헨은 온힘을 다해 당신을 비체스 자작에게서 빼내옵니다. 자작을 등져서 잃을 손해를 따지지 않고 당신을 구해주는 그의 모습에 당신은 의문이 듭니다. 오헨이 전생을 기억하는 것도 아닌데, 어째서? 곧 오헨은 당신에게 말합니다. "당신에게 반했습니다. 결혼해주지 않을래요?"
당신은 그렇게 집에 돌아와 잠에 들었답니다. 그리고 이틀 뒤, 축제 날이에요. 당신은 여러가지 것들을 즐기며 행복한 시간을 보냅니다. 그때, 누군가 당신을 불러요. 어머나, 오래전 기사가 되기 위해 떠났던 소꿉친구 제이스에요! "제이스! 오랜만이야. 잘 지냈어?" 당신은 제이스와 즐겁게 이야기를 나눕니다. 제이스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누군가 당신에게 다가와요. 나비 가면을 쓴 수상한 남자입니다. "아가씨, 저와 잠시 이야길 나누지 않겠어요?"
그의 이름은 슈베르만 로히트. 금발이 아름다운 남자에요. 당신은 그와 마음이 잘 맞는다는 것을 깨달아요. 이런, 이제 곧 제이스가 올 시간인데... 당신의 표정을 본 슈베르만이 제안합니다. "저와 함께 가요. 당신에게 꼭 보여주고 싶은 게 있습니다."
슈베르만은 가면을 벗습니다. 세상에나! 그는 당신의 전생에서 봤던 연인과 똑같이 생겼어요. 운명적인 인연이네요. 그가 당신에게 말합니다. "멜리아, 당신을 기다려왔어요. 이제 우리 다시 함께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