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누구의 조문도 마다한 채로, 홀로 쓸쓸히 세워진 묘비. 

그곳에 새겨진 짦은 비문.

'차마 구원받지 못한, 모두의 과오.'
마구 밟아진 것인지 부서져, 형체조차 건지지 못한 돌조각. 

그곳에 새겨진 짦은 비문.

'죄악이 깊으메, 애도조차 불필요한 사악의 주구.'
마구 밟아진 것인지 부서져, 형체조차 건지지 못한 돌조각. 

그곳에 새겨진 짦은 비문.

'누구보다도 화려히 타올라, 장렬히 사그라들었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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