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제목 - [에스]

81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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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는 이때까지,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죽음을 지켜보고 있었던거야?'

  그 말을 물어보고 싶었다. 너는 감정이 없는 것 같이, 죽은 눈으로 언제나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었고, 너는. 나의 시간이 흐르는 십여년의 세월 동안에도 하나도 늙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제 원래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가야겠지."

네 목소리가 귓가에 속삭이듯이 들려왔다. 그건 네 이야기일까, 내게 해주는 충고의 말일까. 스치는 바람처럼 들렀다가 사라진 네 목소리에 주변을 돌아보다가 눈을 느릿하게 감았다가 떴다.

   꿈이야. 네가 여기 있을 리가 없잖아. 네가 떠나는 것을 내 눈으로 봤는데, 지금 와서 돌아온다고 뭐가 달라지는데. 그럼에도 나는 네가 돌아온 거라고 믿겠지, 그것이 더 깊은 나락으로 떨어트리는 길인 줄도 모르고....
소설 제목 - [에나]

48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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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사람의 체온처럼 차가운 겨울이었다. 삶의 온기마저 빼앗아 갈 것 같은 차가운 겨울바람에 당신은 왠지 모를 그리움을 느끼며 너의 얼굴을 생각해 본다. 바람에 흩날리던 머리카락을, 눈동자색을, 웃는 게 귀여웠던 그 사람의 표정을 하나하나 기억해본다

  "너는 꿈을 꾸고 있어."
"알아."
"내가 어지간히 보고 싶었구나."
"고통스럽게 만들지 마."

비웃는 듯한 표정으로 웃는 너를 마주보다가, 그저 눈을 감아버렸다. 현실이 아니라면 네가 나를 보며 웃어줄 줄 알았던 건가, 어차피 나를 향한 너의 표정엔 사랑이 들어있지 않았는데, 또 헛된 희망을 품어버렸다.

   "나 잊어버리고 있던 건 아니지?"

"나 돌아왔어."

네가 내 옆에서 나란히 걸으면서, 곧 손을 겹쳐 깍지를 낀다. 맞잡은 손이 체온을 잃은 듯이 차가웠다.

"네가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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