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그러다 잡아먹힌다. - 모두의 진단 결과


"  에스 ?"

나무 기둥에 등을 기대고 그늘 아래서 잠이 든 당신을, 그 사람은 조심스럽게 안아들었다. 당신은 눈을 뜨는가 싶더니, 그 사람의 얼굴을 보고 흐리게 웃으며 다시 눈을 감는다. 그 사람이 속삭인다.

"내가 무슨 짓을 할 줄 알고 이렇게 곤히 잠드시나."

당신을 바라보는 그 사람의 표정이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것만 같다.
"라노스?"

같이 밤하늘을 올려다보다 먼저 잠들어버린 당신을, 그 사람은 조심스럽게 안아들었다. 불편한 듯 버둥거리는 당신을 그 사람은 더욱 꼭 껴안았다. 그 사람이 속삭인다.

"네가 이렇게 기꺼이 곁을 내어줄 때마다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침실로 향하는 걸음걸이가 점점 여유가 없어진다.
"령?"

재잘재잘 이야기를 늘어놓다 잠의 수마에 못이겨 잠든 당신을, 그 사람은 조심스럽게 안아들었다. 익숙한 체취에 당신은 기분 좋은듯 웃는다. 그 사람이 속삭인다.

"이 평화가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까."

그 사람의 목소리는 묵직하게 공기를 울리다 사라졌다. 대답 대신 고른 숨소리만이 규칙적으로 들려왔다.
"에나?"

그 사람을 보자마자 긴장의 끈을 놓고 쓰러진 당신을, 그 사람은 조심스럽게 안아들었다. 절대 놓지지 않겠다는 듯 당신을 더욱 꼭 껴안으며 그 사람이 속삭인다.

"널 힘들게 하는 모든 것들이 다 사라졌으면 좋겠어. 하지만 넌 그런걸 바라지는 않겠지."

그 사람은 손으로 붉어진 눈가를 쓸어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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