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등장하는 연극의 한 장면 - 모두의 진단 결과

이혜령 『신은 죽었다.』
(무대 뒷편으로 물러선다)
이혜령 『만약 신이 소원을 들어준다면, 뭐가 좋을까.』
(사람들이 그를 둘러싼다)
이혜령 『꿈을 현실로 끌어내리고 싶다.』

에리스 단타리안 『새를 기르고 있었다.』
(고통스러운 듯이 얼굴을 찌푸리다가)
에리스 단타리안 『당신을 죽이고 싶었다.』
(누군가가 그에게 상처를 입히고 사라진다)
에리스 단타리안 『사랑을 하고 싶었다.』

베르나데트 뤼미에르 『나의 첫 데뷔는 무참히 실패했다.』
(무언가를 되짚어보듯 중얼거린다)
베르나데트 뤼미에르 『피하고 싶은데도 피할 수 없는 일이 있다.』
(피투성이 손을 바라본다)
베르나데트 뤼미에르 『눈물의 강도를 측정할 수 있을까.』

시호 『사랑만이 삶의 가치일까.』
(누군가를 향하듯이 손을 뻗었다가)
시호 『정말로 기분 좋은 아침이었다.』
(무언가가 깨지는 소리가 난다)
시호 『난 어디로 가야할까?』

베르나데트 『가장 하찮은 마음은 멀리 사라져갔다.』
(누군가의 비명이 들린다)
베르나데트 『인간은 무의식적으로 의미를 찾는다. 그게 없으면 두려우니까.』
(믿을 수 없다는 듯 중얼거린다)
베르나데트 『도망치고 싶었다.』

데코모리 아게하 『신념만이 내게 남은 유일한 보물이었다.』
(무언가를 찾듯이 주변을 뒤적거린다)
데코모리 아게하 『뭐든지 남의 탓으로 하고싶은 날이다.』
(긴 한숨을 내쉰다)
데코모리 아게하 『아픈 일은 정말이지 겪고 싶지 않다.』

시호 『비극은 끝난다.』
(제 앞에 놓여진 것들을 만지작거린다)
시호 『꽃이 피는 것처럼 태어나 꽃이 지는 것처럼 죽고 싶었다.』
(허공을 올려다본다)
시호 『언젠가 모든 것을 부숴버릴 별은 그저 아름다웠다.』